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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화 기억 (1)



396화 기억 (1)

사운란은 곧 사방화가 긴 의자에 누워 짜증 난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이마를 긁적이며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방화, 왜 그러는 것이오?”

사방화는 사운란을 깨운 것이 조금 미안해져 감정을 감추고 손을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운란 오라버니, 계속 주무세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소.”

사운란이 본격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앉자, 사방화가 즉각 침상 옆으로 가 사운란을 다시 눕혀주었다.

“누워서 계속 주무세요.”

사운란이 인상을 쓰고 사방화를 살펴봤다.

그에 사방화가 불만을 토로했다.

“왜《얼해연》이 금서인지 이제야 알게 됐어요. 정말 내용이 엉망이에요.”

사운란은 그제야 이유를 깨닫고 사방화를 쳐다봤다.

“도대체 뭘 쓴 건지!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아내서 목을 베어야 해요.”

사방화가 잔뜩 짜증을 머금고 볼을 부풀렸다.

“제 눈만 버렸어요. 경성 여인들은 대체 뭐가 재미있다고 보는지 모르겠네요. 작가가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아무렇게나 쓴 게 분명해요.”

그 말에 사운란이 피식 웃었다.

“왜 웃는 거예요?”

“경성 여인들은 평소 집에만 있으니 대부분 할 일이 없고 심심할 것이오. 해서 담 너머의 생활을 동경하는 것일 터, 해서 이런 책을 통해 자신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달래는 것일 터이지.”

“사내들이 기방을 찾아가는 것과 같은 건가요?”

사방화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운란이 기침을 했다.

“비슷하오.”

이내 사방화가 몸을 돌려 침상 옆에 앉았다.

“사내들은 천하에 이름을 알리고 자신의 업적을 세우기 위해 실력을 발휘해야 하고, 여인은 규방에서 규범과 예절을 지키며 부군을 위해 자식들을 교육하며 체통을 잃지 않게 늘 고귀함을 키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세상에서 만물의 영장 중에서 사람이 가장 복잡한 것이오. 그래서 사내건, 여인이건 사람이 가장 저속하다고 할 수 있지. 그러나 우리 남진에는 고귀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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