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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화 설월 (2)



308화 설월 (2)

“그렇군. 한데 그대가 규방의 아가씨는 맞지만, 그대에게도 규율이 있소?”

순간 사방화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진강의 말이 옳았다. 천하제일 권세를 지닌 가문의 아가씨인 사방화가 지켜야할 엄격한 규율이란 것이 따로 있겠는가.

하지만 드높은 지위를 가졌다 해서 풍파를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본래 충용후부가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것도 황실과 견줄 만큼 거대한 가문이었기에 발생한 일이 아니던가. 불어 닥친 위기 앞에서 한가롭게 버섯이나 딸 생각을 할 순 없었다.

“방화, 그대는 정말 너무 많은 생각을 하시는 것 같소. 대체 그 고운 머릿속엔 무슨 생각이 들었기에 늘 이렇게 고뇌에 젖어계시는 것이오? 그냥 내가 오겠다고 하면 올 수 있소. 반드시 그럴 수 있게 만들어 주겠소. 나만 믿으시오. 그냥 그때가 되면 다 알게 될 테니.”

진강이 곧 따뜻한 눈으로 사방화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하, 사방화는 실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정말 위기 앞에서 유유자적 버섯을 딸 궁리나 하고 있는 한가로운 타인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사방화가 이제껏 겪은 사연과 고뇌들을 다 알 수 있겠는가.

사방화는 그저 가슴 속에 맺힌 말들이 너무 많아 모든 마음을 속으로 꾹, 삼킬 뿐이었다. 이내 사방화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때가 되면 다시 이야기해요.”

진강 역시 사방화의 마음을 모르지 않았지만, 그냥 그녀를 위해 화제를 전환했다.

“버섯이 없다면, 멧새나 잡읍시다! 저쪽에 산봉우리가 있소. 보이시오?”

사방화가 곧 진강이 가리키는 곳에 기이한 산봉우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 개의 봉우리들이 연결되어 있었지만 유독 그 봉우리만 눈에 띄었다. 이내 사방화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진강이 이야기했다.

“저 봉우리에 특이한 멧새가 있는데, 이름이 풍영(风灵)이라고 하오. 그 새들은 특별한 풀벌레를 먹어서, 고기가 특히 맛있소. 구워 먹으면 정말로 맛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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