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화 주모자 (1)
안에선 최형과 영친왕비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사묵함과 사운계는 그들의 대화에 가끔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진강은 난로 가까이에 기대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곧 사묵함은 사방화와 함께 온 차가운 기운을 느끼곤 걱정스럽게 이야기했다.
“방화야. 왜 이리 오래 걸린 것이냐?”
사방화는 한껏 껴입은 냉기와는 전혀 다른 온기를 띤 채, 너무도 다정한 웃음을 보였다.
“잠시 오래 나가 있어도 춥지 않아요.”
“그래, 빨리 난로 옆으로 와서 몸을 따뜻하게 해라.”
사묵함의 말에, 사방화의 시선이 난로 옆에 꼭, 붙어있는 진강을 향했다. 아직도 토라진 그 등을 보고 있자니 그와 더는 아는 척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최형과 영친왕비가 지켜보고 있기에 사방화는 천천히 진강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곤 손으로 진강의 등을 살짝 밀었다. 그러나 그는 사방화가 미는 대로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뭐 하는 것이오?”
진강이 입술을 볼통 내밀고 뒤를 돌아보았다. 사방화도 곧 가볍게 대답했다.
“저 추워요. 옆으로 좀 비키세요.”
그래도 진강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에 사방화는 고요히 그를 내려다보았고, 결국 진강이 옆으로 몸을 꼼지락 거리며 사방화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오랫동안 밖에서 돌아오지도 않더니, 내 진작 그럴 줄 알았소!”
퉁명스러운 음성에도 사방화에 대한 걱정이 여실히 묻어나오는 그 따뜻한 등을 보고 있으려니 사방화도 결국 새어나오는 미소는 참을 수 없었다.
사방화가 곧 진강이 마련해준 공간에 쏙, 몸을 누이자 한기에 젖은 몸이 금세 녹녹히 녹아들었다. 그리고 진강이 따뜻한 손을 뻗어 사방화의 언 손을 꼭, 잡아주었다.
사방화가 이내 진강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진강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자 사방화도 진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를 따라 고운 눈을 꼭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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