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화 시끌벅적하다 (2)
노설영의 표정 하나 놓치지 않고 있던 영친왕비도 이내 그녀의 얼굴에 드리운 진강에 대한 완전한 체념을 읽어내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연석이 그렇게 경성을 떠났으니 영강후부의 후 부인께서도 범양 노씨와의 사이에 껴서 곤란할 것으로 짐작되는데, 너의 사촌 동생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
또다시 이어진 영친왕비의 물음에 노설영이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설홍은 가족들의 뜻에 따른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혼사 문제는 부모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니까요. 범양 노씨 가문과 영강후부는 본래 왕비마마처럼 자식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지 않습니다.”
노설영은 진강을 향한 영친왕비의 과도한 총애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영친왕비 역시 늘 세간으로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평이라 전혀 불쾌해하지 않았다.
“맞다. 내가 진강을 너무 총애해서 진강은 천하에 두려워하는 일이 없다. 그러니 누구도 날 배워선 안 되지. 진강 같은 것이 세상에 더 나타나면 천하가 혼란해질 게다.”
유쾌하게 웃어넘기는 영친왕비를 보고 노설영도 곧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연석이 막북으로 떠나자 영강후부에서도 사람들을 보내 연석을 찾아 헤맸다고 들었다. 심지어 폐하까지 나서서 사람들을 파견하는 성지를 내리시곤, 막북으로 가는 길을 막아서 연석을 찾아오고자 하셨지만, 아직 연석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지. 이제 연석이 정말 막북으로 간 건지도 모르겠구나.”
이어진 영친왕비의 걱정에 노설영도 같이 근심을 드러냈다.
“영강후부의 사람들과 폐하의 사람들까지 움직였습니다. 막북이 아무리 멀고, 연석 소후야께서 먼저 출발을 하셨다고는 하나, 이렇게 흔적조차 없을 순 없습니다. 또한 후 부인께는 아드님이 연석 소후야 한 분 뿐이라 조급해 하실 수밖에 없으시지요.”
영친왕비가 긴 한숨과 함께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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