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장. 안으로 모시렴
헤헤 웃던 류의가 다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기심에 찬 눈으로 진운서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그 밀전이 그렇게 맛있으세요?”
금방이라도 침을 뚝뚝 떨어뜨릴 듯 군침을 흘리는 류의의 모습을 본 진운서가 슬며시 한 알을 집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먹어봐.”
그 말에 류의가 정신없이 밀전을 바로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는 두 눈썹이 맞닿을 정도로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아가씨가 주신 것이니 감히 토해낼 수도 없었던 그녀가 절박하게 말했다.
“아가씨, 너무 시어요.”
아가씨는 이렇게 신 밀전을 어떻게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그렇게 즐겁게 드실 수 있는 걸까?
“원래 시큼한 게 제맛인걸. 네 꼴 좀 보렴, 먹을 복도 없구나!”
진운서는 가볍게 웃으며 손에 밀전 한 알을 더 들고 천천히 음미했다.
바로 이때, 마당을 지키던 여종 하나가 열려있던 방문 옆으로 다가와 문을 똑똑 두드렸다. 진운서가 그녀를 쳐다보자, 여종은 즉시 몸을 굽히며 예를 올린 후 공손하게 말했다.
“큰아가씨, 둘째 부인께서 오셨어요.”
진운서는 숙모가 자신을 찾아오리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즉시 밀전을 내려놓고는 류의에게 운원의 주방으로 가서 붉게 익은 신선한 과일을 좀 내오라고 분부했다.
그리고 뒤이어 마당을 지키던 여종에게 말했다.
“둘째 부인을 안으로 모시렴.”
“네!”
명을 받은 여종이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 * *
한편 처소의 문밖에 서 있던 방동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라서, 싸늘한 얼굴로 자신의 앞에 서 있던 두 여종을 쳐다보았다.
‘무슨 여인이 이렇게 키가 크고 팔뚝이 굵어? 정말 건장한 사내의 몸과 다를 바가 없구나!’
진운서는 방동의 체면도 신경 쓰지 않고 대문 밖에 이렇게 세워둔 채, 이런 건장한 여종에게 그녀의 곁을 철저히 지키도록 시켰다.
방동은 진운서의 숙모였다. 가족끼리 처소에 들어가면서도 보고를 해야 하다니, 이게 대체 무슨 도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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