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장. 아쉽네, 이미 늦었거든!
이내 막릉이 몇 걸음 앞으로 다가와 몸을 굽히며 말했다.
“둘째 부인과 연교 소저는 해가 질 무렵에 율방(*慄坊: 밤을 파는 가게) 앞에서 조가의 둘째 소저에게 끌려갔다고 합니다. 적출인 둘째 소저는 숙비 마마의 친여동생입니다. 두 분이 끌려간 지 이미 삼각이 지났습니다.”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진운서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
“너는 몰래 조부로 들어가 정찰하도록 해. 나는 손광과 정문으로 들어가겠다.”
그녀는 손화니의 성격을 잘 알았다. 온화하고 선량한 손화니가 먼저 나서서 누군가와 다투려 할 리 없었다. 분명히 굉장히 억울한 일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부까지 연루될까 봐 차마 신분을 밝히지 못한 채 조가의 둘째 소저에게 끌려간 모양이었다.
진운서는 안으로 들어가 사람을 찾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화니의 신분을 안 후에도 조가의 둘째 소저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먼저 막릉을 보내어 상황을 정찰하게 한 것이다.
“속하, 명 받들겠습니다!”
순간 눈앞이 번쩍하는가 싶더니, 막릉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손광은 막릉의 능력에 깊이 감탄했다. 그는 더 일찍 조사를 시작했지만 사건을 일으킨 자가 조부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을 뿐, 자세한 정황은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막릉은 일의 내막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적의 상황을 정찰하는 능력으로는 후야를 제외하면 아마 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이다.
마차 앞에 선 진운서가 고개를 들고 조부의 현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손광.”
진운서가 곧장 앞으로 나아가자, 손광은 바삐 그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이 대문에 다다르자, 시위가 서둘러 그 앞을 가로막았다.
“누구냐! 이곳은 병부시랑 대인의 저택이니 함부로 다가오지 말거라!”
병부시랑의 저택이니 문 앞을 지키는 사람 역시 다른 부들과는 달랐다. 군영 병사들은 오직 주인의 명에만 따를 뿐, 상대의 신분은 상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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