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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장. 맑은 눈

703장. 맑은 눈

별원의 대문 앞에서는 여전히 사동들이 수레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한 광주리를 내렸을 때 밖으로 나오는 대공자의 모습이 보였다. 다만 그의 안색은 평소와 달리 아주 어두웠다.

아까 그들이 예를 올렸을 때 대공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도 넋이 나간듯한 모습이었다.

화용이 가까이 다가오자, 하인들은 즉각 몸을 굽혔다. 그러나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대답 한마디 하지 않고 곧장 마차에 올라탔다.

잠시 후, 마차는 별원을 떠나갔다.

“대공자께서 기분이 좋지 않으신 모양이야. 어쩌면 큰아가씨와 관련된 일일지도 모르겠는걸.”

“대공자께서 저렇게 화가 나신 건 처음 봐. 설마 아가씨가 또 사고를 치신 걸까?”

이 말이 나오자 모두는 감히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예전에도 큰아가씨의 처소로 가 시중을 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몸종 리아가 죽고 진묘 역시 사라졌다. 그러자 화부의 하인들은 더더욱 큰아가씨의 시중을 들려 하지 않았다.

듣자 하니 부인께서 집사를 불러 일을 잘하고 얌전한, 그리고 리아와 닮은 여종을 사 오라고 분부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여종은 별원으로 오지 않았다. 어쩌면 대공자께선 이 일로 짜증이 나신 건지도 모른다.

* * *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도성으로 진입한 화용은 곧 화부로 돌아갔다. 그런데 아직 부 안의 큰길에도 다다르기도 전에 집사가 다가와 그를 붙잡았다.

“대공자, 얼른 옷을 갈아입으세요. 폐하께서 호출하셨습니다. 노야께서는 이미 떠나셨어요.”

화용은 아직 관직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황제께서 왜 자신을 부르신단 말인가? 그는 이 일이 결코 희소식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얼른요.”

집사가 연신 재촉했다. 하지만 집사의 마음은 화용과는 달리 매우 기뻤다. 황제께서 이렇게 갑자기 대공자를 부른 것은 뭔가 좋은 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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