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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장. 일월가감(日月可鑑)

573장. 일월가감(日月可鑑)

한편 사운지 역시 진부의 마차를 발견했다. 본래 그가 탄 마차는 빠르게 달리고 있지 않았다. 곧 사운지가 호위를 향해 채찍을 휘둘러 속도를 높이라 명했다.

강남에 있던 진가 조택에서 그는 진운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그녀는 당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진운서가 전부 기억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은 아득한 하늘에 태양 대신 뭉게구름만이 뜬 날이었다. 이따금씩 산들바람이 마차 안으로 불어와 얼굴을 간지럽혔다. 사운지의 표정은 아득하면서도 고요했다. 어딘가 텅 비어버린 듯도 하고, 또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것 같기도 했다.

그는 갑자기 짙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곧 결국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마차는 도성의 중심 길을 따라 황성(皇城)의 남문에 이르렀다. 마차에 탄 사운지를 발견한 금위군은 그 앞을 막아서려 하지 않고 바로 마차를 보내주었다.

사운지를 창문의 발 사이로 바깥을 힐끗 바라보았다. 초연성이 도성을 떠나 홍하로 향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금위군의 좌도위가 잠시 초연성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태화전 밖, 총채를 든 채 몸을 곧게 펴고 서 있던 손 공공이 사운지를 발견하고 곧장 예를 올렸다.

“사 대인, 들어가시지요.”

사운지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손 공공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인기척을 들은 초름경이 상소를 내려놓았다. 위로 치켜세워진 그의 짙은 눈썹은 엄숙하게만 보였다. 그의 진지한 얼굴은 막 즉위했을 때보다 한결 엄격하게 변해 있었으며, 몸에서는 점점 더 군왕만의 묵직한 분위기가 풍겼다.

사운지를 데려온 손 공공은 금세 뒤로 물러나 대전을 나온 다음, 문을 닫고 밖에서 대기했다.

대전은 몹시 고요했다. 사운지가 읍으로 예를 올리며 말했다.

“폐하, 신이 폐하께서 명하신 조사를 마쳤사옵니다. 이황자 전하처럼 보인다던 그 사내는 그저 외양이 닮은 사람일 뿐, 이황자 전하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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