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장.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야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던 초름경은 결국 발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2층 대청을 지키던 시위들은 모두 물러갔고, 소근언만이 홀로 그 자리에 꼿꼿이 서 있었다.
초름경은 소근언이 이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명령을 어기고 진운서를 구하러 갔으니, 군부의 엄격한 규율에 따르면 벌을 받아야 마땅했다.
엄숙한 표정의 초름경이 느릿한 걸음으로 소근언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가 문책하기도 전에 소근언이 공손히 예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전하, 이번 사건이 주나라 사람의 소행임을 밝혀냈습니다. 황실의 두 세력 중 하나인 주나라의 삼황자가 다른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벌인 일입니다. 제 추측으로는 이 일에 주나라 태자가 연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공주마마의 목숨을 앗으려 했고요.”
초름경은 소근언이 청죄하러 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소근언은 이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려 하고 있었다. 얼굴을 더욱 찌푸린 초름경이 잠시 후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른 나라의 황실 일에 네가 간섭할 필요는 없다. 너도 군의 규율을 똑똑히 알고 있겠지.”
간섭할 필요 없다는 한마디에 소근언의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번에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걸 피했지만, 만약 공주가 다시 납치당한다면 그때는 정말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
“왜? 본전이 지나치게 냉정하고 인정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초름경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방금 진운서에게 한바탕 훈계를 듣고 온 참이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라면 감정적으로 굴 수도 있기 마련이니, 그 역시 이 일로 진운서에게 시시콜콜 따질 생각은 없었다.
“군영으로 돌아가면 당연히 벌을 받을 생각입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저도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소근언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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