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장. 사내가 들어왔었나?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진운서는 무심코 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한 일이었다. 잠들기 전에 분명 창문을 반쯤 열어두었는데, 지금보니 약간의 틈만 남기고서 닫혀 있었다.
‘어제 바람이 그렇게 거셌던가? 그렇다면 왜 그 소리에 깨지 않은 거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큰아가씨, 깨어나셨어요? 소인이 세수할 물을 가져다드릴게요.”
방문을 사이에 두고 류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진운서는 시선을 거두고 얼른 대답했다.
“그래.”
그러자 곧 류의가 방으로 들어왔다.
“류의야, 어젯밤에 바람이 많이 불었어?”
“바람이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거세진 않았어요. 그런 건 왜 물으세요?”
침상에서 내려온 진운서는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보았다. 산들바람 정도의 세기라면 창문이 닫힐 수 없었을 것이다.
자세히 보니 담벼락 쪽에 발자국이 나 있었다. 크기로 보아 여인의 것이 아닌, 사내의 것이었다.
운원의 호위는 모두 처소 밖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다면…….’
가까이 다가온 류의가 그 발자국을 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뜨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에 사내가 들어왔었…….”
류의는 말하던 도중에 목소리를 낮추다가 돌연 입을 꾹 다물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출가하지 않은 여인의 처소에 사내가 들어오다니? 큰아가씨의 표정을 보니 그 침입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그자는 분명 도둑일 것이다. 도둑이 아가씨의 창가까지 오다니!
‘창문 너머로 아가씨를 몰래 훔쳐본 게 분명해!’
감히 어떤 간 큰 놈이 진부에 침입해서 큰아가씨를 훔쳐본단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들자 류의는 몹시 놀랍기도 하고 화가 치밀기도 했다. 그녀가 다급히 진운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큰아가씨, 아무 일 없으셨어요?”
“난 괜찮아. 넌 새 흙을 깔아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발자국을 지우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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