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장. 독대하다
“큰아가씨, 제 눈이 이상해진 걸까요? 무슨 그림자 같은 게 지나간 것 같았는데. 대낮에 헛것을 보다니 정말 오싹한데요.”
진운서는 아무리 그의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그가 아직 운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바깥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귀신을 본 것 같은데.”
“네? 귀신요? 아가씨, 귀신 쫓는 사람을 불러서 향불을 피울까요?”
운원을 떠나던 순간, 그 말을 들은 초연성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움찔했다.
그가 여기 온 건 순전히 호의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진운서에게 조심하라고 일러주기 위해 이런 대낮에 몰래 들어온 것이다. 명색이 군왕이었으나 그는 이런 선한 일을 위해서라면 체면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사람을 귀신으로 몰다니!’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진부를 나오는 그의 입꼬리는 슬쩍 올라가 있었다. 길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위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득 그날 밤이 생각났다. 그때도 군왕께서는 이렇게 기뻐하셨다.
“왜 본왕을 그리 보느냐?”
시위의 앞에 이른 초연성의 표정은 평소와 같았다. 수하들을 힐끗 쳐다보던 그가 곧 마차에 올랐다.
시위는 즉시 시선을 거두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군왕, 정말 딴생각을 하고 계신 게 아닙니까? 활짝 핀 꽃도 그 웃는 얼굴보다는 환하지 않겠네요!’
* * *
진부와 사부의 혼사가 결정되자, 도성을 떠돌던 소문도 그쳤다. 하지만 화제의 중심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진가 셋째 소저가 어쩌면 이리 복이 많은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바빴다. 어쨌든 첫 번째로 들이는 첩실이니, 사 공자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으리라고 했다.
강대설의 귀에도 이 이야기가 들어갔다. 그녀는 사부에서 이 혼사를 받아들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렇게 되면 추문을 인정하는 꼴이 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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