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장. 사내에게 접근하다
진운서는 숙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하고 있었다. 운원으로 돌아간 그녀는 곧장 몸집이 큰 여종 몇 명을 불러 처소의 대문을 지키게 한 뒤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명했다.
대청으로 가 식사를 마친 진운서는 상쾌하게 꽃잎 목욕도 했다.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류의의 보고를 듣고 자신이 욕당(浴堂)에 있던 사이 방동이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방동은 고집스럽게 운원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어찌 된 일인가 했더니, 이전에 부에 왔었던 이 씨라는 사람이 다시 찾아왔다고 했다.
이 씨는 줄곧 진부의 대문 앞을 지키고 서서 방동을 만나지 못하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진운서는 대체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걸 고집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집착이라고 해야 할까?
진운서가 가볍게 웃었다. 숙모는 그녀를 건드리려다가 오히려 자기 발등을 찍게 된 셈이었다.
그러나 곧 전해온 말을 들은 진운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공교롭게도 마침 대문 앞을 지나시던 노야께서 이 씨 부인을 발견하셨어요. 그때는 아직 아가씨께서 몸을 씻고 계시는 중이라, 소인이 감히 방해하지 못했지만요.”
이 씨가 아버지를 만나다니, 이 일로 둘째 숙부와 말다툼을 한 숙모는 진작부터 이 씨를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 씨가 숙모의 비위를 맞추고, 또 아버지의 눈에 들기 위해서 잔꾀를 부린 게 분명했다.
진운서는 대답도 하지 않고 곧장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린 다음 빠른 걸음으로 운원을 나섰다.
잠시 후, 진운서가 부의 대문으로 통하는 큰길로 들어섰을 때였다. 멀리에서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말투에는 짙은 웃음기가 배어있었다.
“아주버님, 제 기억력 좀 보세요. 이렇게 많은 말을 나눠놓고 소개하는 걸 깜빡했네요. 여기 있는 이분은…….”
순간 그녀의 말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엄숙한 목소리에 의해 끊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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