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장. 연회석
정해진 시간이 되자 벽주가 진운서를 부 내의 중앙 강당에 있는 가장 큰 공터로 데려갔다. 사방에 녹음이 우거지고 앞에 아주 높은 단상이 준비된 곳이었다. 손님들이 앉을 자리는 줄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남녀가 앉을 자리 사이로 꽃다발과 오색 천을 장식해 자연스럽게 구역을 구분짓고 있었다.
진운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여러 규수가 도착한 후였다. 자리에 앉는 순서도 미리 정해놓은 모양이었다.
“언니, 어디 갔다 왔어? 우린 모두 동쪽 정원에 있었는데, 언니가 거기에 없더라고!”
진운서를 발견한 강대설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때, 아침과 비교하면 얼굴에 훨씬 혈색이 나아진 진선이 가까이 다가왔다.
진운서는 그제야 규수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 혼자만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편안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큰언니, 어디 갔었어요? 도저히 언니를 찾을 수가 없던걸요.”
그렇게 말하며 진선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진운서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사부에는 잘 만든 정원이 아주 많이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느라 생각지도 못하게 시간을 지체하게 되었어. 그래도 간신히 시간 맞추어 도착했네.”
이렇게 해명하면 다른 규수들이 여기에 모여 있는 줄도 모르고 그녀 혼자만 여유롭게 돌아다녔다는 뒷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강대설이 앞장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랬구나. 우리 가서 앉자. 앞쪽 단상과 가까운 자리를 배정받았어.”
진운서가 알겠다고 대답하자 벽주가 앞장서서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진선도 그 뒤를 바짝 쫓아왔다.
마련된 연회석에는 각자 하나씩 상석이 있었다. 동쪽에 마련된 탁자 중 가장 상석은 제일 왼쪽의 탁자로, 이 자리에는 당연히 진운서가 앉았다. 그리고 그 왼쪽과 오른쪽으로는 강대설과 진선이 각각 아주 가깝게 자리를 잡았다.
얼마 되지 않아 몇몇 규수들이 근처로 와 자리를 잡고 그들을 보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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