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장.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가씨, 정말 신통한 묘책이었어요!”
류의는 의궤 안에 든 옷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오늘이 사 노부인의 생신연이네요. 어떤 옷을 입으실 건가요?”
화장대 앞에 앉은 진운서는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보더니 곰곰이 생각했다.
“제일 왼쪽에 있는 옷이 좋겠어. 청색과 분홍이 섞인, 가장자리에 작은 꽃무늬가 있는 옷 말이야.”
옷을 찾으러 간 류의는 조심스럽게 그 옷을 꺼내 들고는 주저하는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아가씨, 이건 너무 수수한데요. 사 노부인의 생신연이기는 하지만, 다른 집 규수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다투려 할 거예요. 이거 말고 다른 옷으로 하세요. 보세요 아가씨, 치맛자락에 수놓아진 꽃무늬도 너무 작아요.”
“이리 가져와. 살구꽃 모양의 비녀와 잘 어울릴 거야.”
그렇게 말하며 진운서가 장신구 함을 열고 두 번째 층에 든 정교한 비녀 하나를 꺼냈다. 앙증맞은 살구꽃이 여러 개 늘어져 있는, 흰색 바탕에 안쪽은 분홍색으로 꾸며진 청초하고 아름다운 비녀였다.
아가씨의 명령이 떨어지자 류의는 어쩔 수 없이 옷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살구꽃 비녀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아름답긴 했지만, 이것 역시 뭔가 부족해보였다.
“아가씨, 나비 비녀 두 개를 더 꽂으세요. 나비와 꽃은 서로 아주 잘 어우러지잖아요!”
눈을 깜빡이며 말을 마친 류의가 비녀를 꺼내려 손을 내밀었다.
그 말에 진운서가 가볍게 웃었다. 류의가 모두 자신을 위해 이런 말을 한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네가 대신 좀 꽂아줘.”
“알겠습니다!”
감격한 류의는 재빨리 화려한 색상의 나비가 달린 비녀 두 개를 들어 살구꽃 비녀의 옆에다 꽂았다. 순간 맑은 바람이 불어오자, 비녀에 달린 나비가 위아래로 훨훨 나는 듯했다. 적당히 나풀거리는 나비와 꽃은 아름다우면서도 소박한 것이 무척 잘 어울렸다.
류의가 그 모습을 보곤 감탄했다.
“와, 너무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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