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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장. 무슨 바람이 불어서 여기까지 왔어?

101장. 무슨 바람이 불어서 여기까지 왔어?

황궁의 마차가 아닌 마차는 서쪽의 큰길까지만 들어갈 수 있었기에, 작은 길에서는 궁의 가마로 갈아타야만 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바깥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두 사람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무척이나 상쾌했다.

초유리를 발견한 궁녀와 태감들이 연신 몸을 굽히고 예를 올렸다. 그런데 이제 보니 초유리의 옆에는 꽃다운 나이의 여인이 서 있었다.

그들은 그동안 진운서를 만난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누군지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초유리가 이런 식으로 친근하게 대하는 규수라면 세상에 오직 한 명밖에 없을 터였다.

한편 동궁에 있던 소석은 대여종에게 진운서가 도착하면 뒤뜰에 있는 정자로 안내하라 명한 후, 정자로 가서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동궁 안에서 그녀를 맞이했다가는 쓸데없는 헛소문이 돌 것이다. 그런 이야기가 퍼지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여종은 이 자리에 초유리가 함께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대공주 초유리는 아주 오만하고 성질이 고약해서, 아무도 그녀의 성격을 참아낼 수 없었다.

하필이면 대공주가 같이 오다니, 대여종은 하는 수 없이 공손하게 눈을 내리깔 수밖에 없었다.

“공주마마, 진 대소저, 측비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두 분을 정자로 모시겠습니다.”

그러자 초유리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네 마마는 궁의 법규도 모르느냐? 귀한 손님이 오시면 친히 나와서 영접해야지, 여종을 보내다니 이게 무슨 근본 없는 짓이냐?”

그녀가 여세를 몰아 상대를 몰아붙이자, 여종은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공주마마, 측비마마께서는 동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으셨으니 너무 탓하지 말아 주세요. 그럼 이쪽으로, 소인을 따라오시지요.”

여종은 그렇게 말하며 혹시라도 또 무슨 트집을 잡힐까 두려워, 다시 한번 공손한 태도로 예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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