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화. 옥산이 무너지다 (2)
“울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용경의 손이 움직였다.
천월은 용경의 목소리가 들리자 더 심하게 눈물을 쏟았다.
“하……. 운천월, 어찌 이리 툭하면 울보처럼 우는 것이냐.”
용경의 조용한 탄식을 들으며, 천월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앞은 자신의 눈물로 인해 마치 촘촘한 안개비가 덮여있는 듯했다. 천월은 그렇게 희뿌연 시야로 용경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몇 번 입 꼬리를 삐죽이던 그녀가 심하게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울보인 게 뭐 어때서요?”
용경은 눈물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든 천월을 보곤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가 꼭 잡은 손을 빼내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이미 손바닥에도 눈물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것을 보고 하는 수 없이 손을 내렸다.
“그래, 울보라서 곧 날 눈물 속에 묻어버리겠구나.”
“울보가 뭐 어때서요?”
천월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냈지만 그녀의 손도 이미 눈물로 범벅이 되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울보가 뭐가 좋으냐.”
용경은 천월을 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날 이리 놀라게 해놓고 무슨 염치로 울지 말라는 건가요? 날 놀라게 하니 아주 재밌나 보죠?”
천월은 붉어진 눈으로 용경을 보며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용경이 애처로이 천월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거의 애원을 했다.
“그래, 내가 다 잘못했으니 이제 그만 울거라.”
“당신이 뭘 잘못했다고요? 당신은 잘못한 거 없어요, 다 내 잘못이에요.”
천월이 고개를 숙이자 눈물도 끊겨진 진주 목걸이처럼 톡, 떨어졌다.
용경은 결국 몸을 일으킨 뒤 애끓는 눈빛으로 천월을 품에 안았다.
“내가 잘못한 것이다. 네게 화를 내거나 성질을 부리지 말았어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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