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화. 좋아하게 되다 (2)
천월이 다시 격노했다.
“내가 시집간다고 하면 나한테 장가올 건가요?”
“네가 그런다고 하면 그래야지.”
용경이 답했다.
“그런 몸뚱이로 나한테 장가를 온다고요?”
더는 용경과 말싸움하고 싶지 않았던 천월은 싸늘히 말한 후, 예 태자를 돌아봤다.
“예 태자전하, 혹시 약을 가지고 계신 게 있으십니까?”
“응, 있소.”
예 태자가 품속에서 약병을 꺼냈다.
“다른 사람 것은 필요 없다.”
그 순간, 용경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천월은 예 태자가 건네는 약병을 받다가 용경을 노려보았다.
“아주 몹쓸 병에 걸렸군요?”
“너도 알다시피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다.”
용경이 대답했다.
“그래서요? 그 고질병 당장 고치라고요! 내가 오늘 그 몹쓸 병, 당장 고쳐주고 말 거예요!”
천월은 약병을 건네받아 들입다 용경의 팔에 부어버렸다.
용경이 몸을 피했지만, 천월은 다시 그의 팔을 단단히 잡고 빨갛게 부은 팔위에 약을 부었다. 천월은 몹시 분노한 상태였지만, 용경을 치료하는 손길은 매우 부드러웠다. 다행히 예 태자의 약도 아주 좋은 상급의 약이었다.
용경이 다시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
“천월, 내 팔 치료에 왜 그리 급한 것이냐? 내가 다쳐 마음이 아픈 것이냐? 아니면, 나와 혼인을 했는데 내가 망가진 팔로 널 안아주지 못할까봐 그러는 거냐?”
용경의 말에 천월은 행동을 멈췄다. 용경도 가만히 천월을 바라봤다. 천월의 눈빛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주 불안하게 보였다.
“누가 그래요!”
천월은 치료를 멈추고 약병을 집어 던졌다. 그 후 용경을 외면한 채 그대로 연우정을 걸어 나왔다.
천월은 평소엔 기복 없이 사람을 대했지만, 유독 용경의 앞에서 만큼은 늘 평정심을 잃고 결국엔 화를 내곤 했다. 이 또한 천하의 기재가 가진 재주인 걸까? 아니면 자신은 오직 용경에게만 이처럼 화가 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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