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화. 내원(內院)
정각은 고개를 돌려 이어서 말했다.
“셋째, 남편과 부인은 그 지위가 동등하니, 내가 세자비고 세자비가 바로 나다!”
정각이 말을 마치고는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더니, 손 유모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는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
소난은 침상에 비스듬히 앉아 바깥 동정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 정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그에게 눈짓했다. 정각은 웃으면서 소난에게 바싹 다가가 앉아 그녀의 손을 바라보면서 바깥 동정을 들었다.
손 유모가 계단 한가운데로 올라온 다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리께서 일을 맡기셨으니, 어쩔 수 없이 내가 담당하게 됐습니다.”
손 유모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계단 오른편에 청회색 얼굴이 된 임 어멈을 살짝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법칙이 서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은 나도 많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세 가지 조건만 말하지요. 이 처소에서 일하는 사람은 사람의 앞이나 뒤에서 함부로 험담하거나 전해서는 안 됩니다. 만일 이 규칙을 어긴다면, 엄한 벌을 받게 됩니다.
둘째, 자기가 가야 할 곳에는 발을 들여놓더라도, 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면 반 발자국도 더 들여놓아서는 안 됩니다! 여기 정방은 죽청, 옥구 몇 명의 곁에서 시중드는 큰 시녀를 제외하고, 다른 이들은 부름을 받지 않았다면 그 누구라도 반 발자국도 들여놓을 수 없습니다! 밖에서 일하는 이들은 부름을 받지 못한다면 함부로 내원(內院)까지 들어와선 안 됩니다. 내원(內院)에서 일하는 자들은 허가 없이 함부로 외원(外院)으로 나가서도 안 되고요!”
손 유모의 말투가 점점 더 엄격해졌다.
“셋째, 안의 말은 밖으로 나갈 수 없고, 바깥의 말은 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여기 청간원에서는 험담을 하거나 말을 전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이 거처를 나서면 더욱이 허튼소리를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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