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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화. 뿔뿔이 해산



509화. 뿔뿔이 해산

경명제가 쥐고 있던 백옥 술잔에서 호박색 미주가 넘쳐흘렀다.

술 냄새가 훅 끼쳤지만, 그는 너무 놀라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여덟째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지금 내가 본 게 맞다면, 여덟째는 지금…… 알몸인 거야?’

꿈을 꾸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다. 경명제는 손으로 눈을 마구 비볐다.

“황상……!”

황후가 얼른 그의 행동을 저지했다.

손등에 흘린 술이 눈으로 들어가자, 눈이 화끈화끈 아려왔다.

경명제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자, 황후가 깜짝 놀라며 허둥거렸다.

“황상, 괜찮으십니까?”

경명제는 한 손으로 발갛게 충혈된 눈을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상왕 쪽을 가리켰다.

“당장 상왕을 끌어내라!”

눈의 통증이 심하여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시위들이 채신머리없는 놈을 멀리 갔다 버릴 것이다.

상왕은 어전 시위에게 끌려가면서도 발악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흐느끼며 소리쳤다.

“이거 놓아라! 아바마마를 뵐 것이다! 어마마마를 봬야 한다! 흑흑! 이거 놓으라고!”

경명제를 신경 쓰던 황후는 상왕이 끌려 나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상왕이 술이 약하던가?’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울면서 자신을 찾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이상했다. 마치 자신이 아이를 버린 냉정한 어미가 된 것 같았다.

상왕의 통곡 소리를 들은 경명제는 분노로 몸이 파르르 떨릴 지경이었다.

“뭣들 하는 게냐! 빨리 끌어내지 않고!”

상왕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어지자, 경명제는 아직 뻑뻑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시야가 맑아진 것을 느꼈다.

중인들은 황망한 표정을 지으며, 들고 있던 술잔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모두들 입을 닫았다.

지금 경명제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이게 무슨 망신인가!’

‘저런 개망나니가 내 아들이라니…….’

태후가 입을 열었다.

Chapitre verrouil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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