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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isie
Pas assez d’évaluations
385 Chs

381화. 귀가

381화. 귀가

“이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준 적은 없습니까?”

루안이 질문했다.

능양진인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이런 비밀을 알고 있는데 어찌 감히 남에게 주겠습니까? 몇 년 동안 강왕비마마께만 드렸습니다.”

루안이 몸을 돌렸다.

“왕야, 들으셨지요? 지금 강왕부에 가서 수색해보면 아마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대장공주가 참지 못하고 강왕을 가리키며 욕을 했다.

“이 배은망덕한 놈아! 오라버니께서 살아계실 때 네 놈한테 얼마나 잘해주셨는데! 네 집안에 식구가 많다고 일부러 자꾸 상을 줄 이유를 찾으셨을 정도였다! 심지어 자기 개인 창고에서까지 꺼내다 주셨어!

네 놈의 맏이도 어렸을 때 친자식처럼 귀여워했고 나중에는 여섯째까지 궁에 들여 키우셨다. 근이가 뭘 어쨌고 오라버니가 대체 뭘 어쨌단 말이냐! 오라버니께서 네 놈한테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그렇게 애써 죽였단 말이냐! 내 부군도 네가 죽였지? 기어코 우리 집안을 몰살시켰으니, 그래, 어디 기쁘더냐?”

“당연히 천하 지존의 자리를 얻기 위해 그랬겠지요!”

루안이 담담하게 말했다.

“승원궁에도 50년 동안 독을 묻어 놓은 걸 보면 그냥 일시적인 생각은 아니었던 게 분명합니다.”

태후는 눈을 꽉 감았다 다시 떴다. 그녀는 성난 얼굴로 소리쳤다.

“강왕부가 흉악한 야심을 품고 황제를 시해해 그 권좌를 찬탈했으니 이 죄는 용서할 수 없다! 여봐라, 저놈들을 잡아들여라!”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당연히 대제는 거행할 수 없었다. 결국 태후의 인솔하에 모두들 제묘(*帝廟: 천자의 사당)에 들어가 절을 하는 것으로 예를 대신했다.

태후가 대장공주와 서로 얼싸안고 통곡하자 듣는 사람도 다 슬퍼질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많은 신하들은 속으로 이해타산을 따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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