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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8화. 가짜 장부

938화. 가짜 장부

한편, 임무를 마치고 상을 받은 주 어멈은 크게 기뻐하는 얼굴로 남궁월의 작은 서재에서 나갔다.

주 어멈은 기분이 상쾌했다. 평소에는 여 어멈만 계속 세자비 앞에 얼굴을 내비쳐 면을 세우곤 했는데, 마침내 자신에게도 차례가 와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남궁월은 방 안 가득히 놓인 상자들을 보더니, 작아에게 그중 아무거나 하나를 열어 그 안에 담긴 장부들을 꺼내라고 지시했다.

남궁월은 서안 뒤에 앉아 장부 한 권을 들어 여유롭게 책장을 넘겨봤다. 그러고는 다시 다른 장부도 들어 마찬가지로 몇 장 넘긴 후 내려놨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남궁월은 벌써 몇 권이나 되는 장부들을 대충 전부 다 훑어보았다.

남궁월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 지었다.

이 장부들은 보관 상태가 아주 좋았다. 글씨가 적힌 종이도 깨끗하고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기록된 글씨들도 또렷하니 잘 보였다.

‘하지만, 깨끗해도 너무 깨끗해…….’

일반적으로 장부는 매일 기록하게끔 되어 있었다. 특히 점포 장부 같은 경우 수시로 거래 기록을 남겨야 해서, 지금 보고 있는 장부들처럼 말끔할 수가 없었다.

설령 기재하는 사람이 아주 꼼꼼한 성격이라 하더라도, 가끔이나마 군데군데 먹물을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게다가 장부 한 권마다 1년 동안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기 때문에 수시로 펼치고, 기록하고, 책장을 넘기며 확인하는 과정이 생기는데, 그 때문에 책장에 구김자국이 생기며 모서리에도 마모가 일어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 장부들은 너무 말끔해 마치 새것처럼 보였다.

만약 한 권만 그랬다면 우연이거나 혹은 장부를 관리하는 집사가 아주 꼼꼼하고 깔끔한 걸 추구하는 사람이겠거니 할 수 있지만, 장부 전체가 다 그러했다.

방금 전 남궁월은 장부 몇 권을 대충 집어 보았다. 각각 다른 점포의 장부들이었는데, 놀랍게도 장부에 적힌 필적이 아주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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