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화. 죄를 뒤집어씌우다 (2)
진남왕 세자의 탄핵이 흐지부지된 뒤부터, 곧바로 몇몇 관저들은 글을 써 올려 황제의 의중을 떠봤다. 그러나 황제는 그들의 청을 전부 다 완곡하게 거절해 버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진남왕부 역시 문을 굳게 걸어 닫더니, 평소 물품을 구입하러 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하인들도 쉽게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다.
며칠 연속으로 문을 닫고 방문객을 사절하자, 진남왕부 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바뀌었다.
그러나 그날 바람처럼 들이닥친 금의위들이 벌인 짓들은 이미 왕부의 수많은 하인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때문에 자연히 인심이 흉흉해졌다.
소비의 생활은 금방 안정이 되었다. 소비는 원래도 단조로운 하루를 보냈고, 책만 읽을 수 있다면 아무것도 상관없었다.
남궁월의 작은 서재는 소비에게는 보물창고와도 같았다. 유일본 고서들을 찾을 때마다 소비는 미친 듯이 기뻐하며 책에 푹 빠졌다. 며칠도 지나지 않아, 그날 금의위들이 수색할 때 느꼈던 두려움을 잊은 것처럼 보였다.
소비는 이전과 다름없이 아침 묘시(*卯時: 오전 5시~7시) 삼각(*三刻: 45분)에 일어나, 진시(*辰時: 오전 7시~9시) 일각(*一刻: 15분)에 부풍원으로 가서 남궁월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 부풍원 뜰로 간 소비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키 작고 뚱뚱한 아낙이 혈색도 없이 창백한 얼굴로 돌판길 위에 꿇어앉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소비가 본채에 들어서자마자, 백합이 들어와 예를 표한 뒤 말했다.
“큰아가씨, 세자비께서는 아침에 일어나셨을 때 목이 좀 간지러우셔서 안에서 생강탕을 마시고 계십니다. 아가씨께서 드실 아침 식사를 먼저 준비해 올릴까요?”
“그럴 필요 없어.”
소비가 고개를 젓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새언니께선 혹 풍한이 드신 거야? 그런데 왜 푹 쉬시게 두지 않았어?”
백합이 얼른 대답했다.
“세자비께서는 생강탕만 마셔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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