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화. 소동 (2)
“흥, 오지랖 부리기는…….”
점원은 멋쩍어서 입을 삐죽 내밀더니, 더는 노부인을 신경 쓰지 않고 휙 몸을 돌려 전당포 안으로 들어갔다.
백합은 눈을 가늘게 뜨고 점원의 뒷모습을 매섭게 노려봤지만, 바로 점원에게 달려가 끝장을 내진 않았다. 이 일은 세자비께서 나서야 했다. 자신이 일순간의 분노로 세자비께서 짜놓은 계획을 망칠 순 없었다.
이윽고 백합이 허리를 굽혀 노부인을 부축해 일으켰다.
“할머님, 괜찮으세요? 어디 다치신 덴 없으시고요?”
노부인은 고개를 들어 감동한 얼굴로 백합을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고맙네. 난 괜찮네.”
노부인은 겁에 질려 넋을 잃은 표정으로 전당포를 쳐다봤다.
“아무래도 전당포 주인에게 가서 사정을 봐 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겠네…….”
그 말을 들은 행인 하나가 좋은 마음으로 말리며 나섰다.
“할머님, 다시 가 봤자 소용없습니다! 이 전당포는 진남왕 세자께서 여신 곳이라고요. 저번에도 누가 여기서 전당을 잡혔는데, 상등의 비취 옥팔찌를 맡겼더니, 주인이 달랑 은자 두 냥만 줬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이치를 따졌다가 얻어맞아서 거의 반죽음이 되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관아에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관여하지 않고 있다니까요. 차라리 얼른 집에 돌아가셔서 돈을 마련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말을 하던 행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렇지 않으면 저 할머니는 아들이든 딸이든 누구를 팔아서라도 빚을 갚아야만 할 것이다.
“늙은 내가 어디 가서 돈을 마련하겠는가?”
넋이 나간 표정의 노부인이 전당포 쪽으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설마…… 설마 진짜로 우리 리아(俐兒)를 팔아야 하는 건가…….”
원래도 노부인이 걱정됐던 백합은 그 말을 듣자마자 더욱 마음이 놓이지 않아 얼른 따라가 노부인을 불렀다.
“할머님, 잠시만요…….”
“백합, 할머님을 우리 마차에 태워 드려. 우리가 집까지 바래다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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