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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3화. 황제의 결정

1433화. 황제의 결정

“형님, 오셨습니까? 어서 앉으시지요.”

규랑이 찻잔을 내려놓고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꼭 자기가 이 서재의 주인인 양 행세했다.

한능부가 말없이 주먹을 불끈 쥐고 서안 뒤에 앉자, 벽락이 얼른 그에게 따뜻한 차를 올렸다.

이윽고 백모소가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왕야, 이건 백월에서 헌상한 차랍니다. 제가 마셔 보니, 우리 대유의 용정차와 맛이 흡사하더군요. 왕야도 한번 맛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비굴하게 백월에게 알랑거리라고?’

한능부는 더욱 주먹을 꽉 그러쥐고 속으로 백모소를 멸시했다.

‘저 여인은 규랑에게 빌붙기 시작한 이후로, 갈수록 더 방자해지는구나. 그땐 내가 눈이 멀어도 단단히 멀었지. 저런 여인인 줄도 모르고 나의 모든 사랑을 저 여인에게 바쳤으니.’

현재 한능부는 백월에 대한 원한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는 상태인데다 백월의 오화고를 꺼렸다. 그런 그가 어떻게 백월의 차를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고 마시겠는가.

한능부는 한스러운 마음을 꾹 참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갑자기 찾아온 용무가 뭔가?”

서재 안 분위기가 이상할 정도로 긴장되게 변했다. 한쪽에 있던 소려자와 벽락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었다.

규랑은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여전히 침착하게 물었다.

“형님, 제가 이리 찾아온 건, 형님께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 여쭙기 위함입니다.”

규랑이 관심 가지는 그 일은 당연히 남강에 가는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남강행은 조금도 지체할 수 없었다.

한능부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성질을 죽이면서 말했다.

“아바마마를 설득하는 중이니 서두르지 말게.”

황제는 그의 말에 조금 마음이 흔들기는 했다. 그러나 황제는 우유부단하고 바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한능부는 그가 분명 쉽게 결정하지 못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아바마마를 몰아가면, 오히려 의심만 사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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