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9화]
번외 1: 황제가 된 진남왕 (2)
그렇게 반 시진 정도 놀고 나니 소엽이 고상하게 하품을 했다.
소신도 피곤했다. 오랜 시간 동안 바람개비를 불고 있었더니 너무나 힘이 들었다.
유모와 길경은 속으로 왜 하필 꼭 소신이 직접 바람개비를 불고 있어야 하는가 싶었지만, 천자의 성심은 원래도 예측할 수 없는 법이니 뭐라고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할바마마!”
소욱이 사랑스럽게 말했다.
“아우가 낮잠 잘 시간이라, 저희는 이만 돌아가야 할 거 같아요……. 할바마마도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소신의 손을 잡고 한차례 당부를 한 소욱이 소엽과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나가자, 서재에 남은 소신은 감동해서 눈시울이 좀 따가워졌다.
그의 금쪽같은 손자는 과연 효심이 대단한 아이였다.
‘내가 얼마만큼 힘들고 바쁘든 간에, 그건 다 가치 있는 일들이다. 내 반드시 우리 손자들을 위해 이 대월 강산을 잘 지켜낼 것이다! 설사 대유 황제가 대군을 이끌고 급습해 와도, 손자들을 위해 나도 갑옷을 입고 전쟁터로 나가 어가친정할 것이다. 절대로 소혁 그 불효자식이 생각 없이 소란 피우게 하진 않을 게야!’
소신의 눈동자에 호방한 기운과 웅대한 포부가 들어찼다.
그가 이렇게 격앙되어 있을 때, 방금 전 소욱 형제를 배웅해 주러 나갔던 길경이 다시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굽히고 보고했다.
“폐하, 방 미인이 왔습니다. 폐하께 달달한 간식을 드리고 싶어 찾아왔답니다…….”
방 미인은 곧 방자만을 가리켰다. 소신이 등극한 뒤 ‘미인(美人)’에 봉해졌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들은 소신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서안 옆에 놓인 상주서가 담긴 커다란 상자를 본 그의 이마 위 힘줄들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그러다 곧 두통이 밀려왔다.
“짐은 아직 처리해야 할 조정 일이 남아있거늘, 단 간식을 먹을 시간이 어디 있겠느냐!”
소신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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