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화. 콩밭
두 사람이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누각과 연결된 지붕 있는 다리는 담장 없이 뚫려 있고, 누각 자체도 사방으로 열린 구조라 손님들이 마음대로 들어와서 쉴 수 있었다. 강락현주도 딱히 시비에게 출입을 막으라고 명령하지 않았기에 다가오던 사람은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왔다.
누각에 들어온 두 명의 젊은 공자는 그녀들을 보자 눈을 번쩍 뜨며 인사를 건넸다.
“강락현주, 서 삼소저.”
강락현주가 일어나서 답례했다.
“하 공자, 오 공자.”
그리고 서은에게 두 사람을 소개했다.
“이쪽 분은 가정후의 공자이고, 그리고 이분은 오 사마 대인의 공자입니다.”
서은도 일어나서 답례한 다음 웃으며 말했다.
“두 분 만나서 반가워요.”
하 공자가 웃으며 다가왔다.
“서 삼소저는 풍경을 즐기는 중이었습니까?”
“네. 아름다운 곳이고 하흥에 올 기회는 흔치 않으니 잘 살펴봐야죠.”
“그것 잘됐군요. 제가 주변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하 공자는 매우 적극적으로 말을 붙이는 게 서은의 비위를 맞추려는 티가 났다. 오 공자도 옆에서 거들었다. 서은은 빙그레 웃으며 듣고 있다가, 이따금 몇 마디씩 끼어들며 꽤 즐겁게 담소를 나눴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또 사람들이 왔다. 강락현주가 전 공자와 임 공자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자 서은은 곧 그들에게 둘러싸인 형국이 되었다.
함께 앉은 강락현주는 가끔 고개를 들어 곤혹스러운 눈을 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많은 외간 남자가 젊은 규수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누는 건 확실히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 분위기는 전혀 경박하지 않았다. 공자들은 모두 법도를 지키며 단정하게 앉아 있었고, 자신들을 함부로 응시하지도 않았다.
대화의 주제도 어느새 주변 경관에서 벗어났다. 어떤 이는 날씨 이야기를 했고, 어떤 이는 농사 걱정을 했으며, 또 어떤 이는 하흥의 물산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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