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겹경사 (2)
나이가 꽤 있는 시녀가 말했다.
“천생연분은 막을 수 없는 거지. 원래 마님께서 단칼에 거절하시는 바람에 사 매파가 화를 내며 돌아가려 했잖아. 그런데 대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매파가 배가 아프다고 다시 들어왔지 뭐야. 그 사이에 어르신께서 보낸 사람이 도착해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잔뜩 늘어놓고 돈을 두 배로 주겠다고 하니까, 그제야 매파가 화를 삭인 거야.
우리는 이제 셋째 아씨네한테 잘 보여야 해. 마님께서 아무리 싫어하셔도, 셋째 아씨가 경왕부에 시집가면 바로 빌붙으려 하실걸. 심지어 가문의 영광인 이 혼사로 인해 나리들께 관직이 안겨지고, 가업이 흥성하기를 바라고 계신다니까.”
안순이 말을 늘어놓았다.
대부분의 시종은 안순과 같은 생각이었다. 이들은 구씨 가문의 지위가 한층 높아졌기에, 큰아씨인 구수운이 대주국의 고위층과 혼인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여겼다. 구수운이 미래의 왕비가 되진 못해도, 부군의 힘을 빌려 일품(一品) 고명부인(*誥命夫人: 봉호(封號)를 받은 귀부인)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고명부인이라니, 아미타불!’
안순과 시녀들은 속으로 기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정도 위치의 귀부인은 안순 같은 평범한 백성들은 향을 피우며 떠받들어야 할 존재였다.
한편 시종들 대부분이 마님이 분노할 것이라고 예상할 무렵, 장 씨는 의아하게도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저녁상을 차리고, 가족끼리 축하할 일이 있다며 집안 여인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물론 구수운도 예외는 아니었다.
구수운은 꽤 오랜만에 장 씨의 처소를 찾았다. 장 씨가 묵자의 뺨을 때린 날 밤 이후, 그녀는 이곳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본래 이곳은 구수운의 친모가 지내던 곳이었다. 어린 시절 오색찬란한 꽃들이 만개하고, 사람들 모두 웃음 짓던 광경이 구수운의 머릿속에 흐릿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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