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화. 칠냥 아주머니
금은은 옥릉에 있던 아버지, 형님과는 관계를 끊은 지 오래고 줄곧 상인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개명하고 성을 바꾼 다음에는 입는 옷과 장신구마저도 예전과 완전히 상반되는 분위기로 바꾸어서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옥릉이 멸망하고, 금은의 부친은 이미 죽었고, 형은 대구국의 인질이 되어있었다. 사람들은 옥릉 황실의 혈맥이 이렇게 사라졌다고 여기고 있었고, 소위 말하는 세 나라의 평화회담은 어떻게 옥릉을 나누어 갖느냐는 담판이었다.
하지만 자유로운 신분의 2황자가 나타난다면 정세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황실의 혈맥을 제일 중시했다. 아무리 멀고 먼 친척이라도 거슬러 올라가서 조금의 혈연관계가 있다면, 그 사람의 이름을 걸고 반란을 하는 것도 타당하다 여겼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황실의 핏줄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정의라 할 수 있었다.
금은의 신분이 폭로되면 침략자인 대구국은 그를 살해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하지만 대주와 남덕 역시 금은을 조종해서 평화회담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옥릉에서 왕위를 계승할 사람이 아직 있는데 삼국이 어떻게 옥릉을 나눠 가질 수 있겠는가? 대구가 군사를 일으킨 이유가 견강부회(*牽强附會: 억지스럽다라는 뜻의 성어)라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대주가 늘 자신을 정의의 나라라고 일컫는 상황이니, 대주국은 금은의 국가 부흥을 지지해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난 아직 잘 모르겠는데.”
금은이 책꽂이 위에서 종이 몇 장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네가 가져온 것까지 합하면 대충 다 모은 것 같네.”
묵자가 받아들고 한 장 한 장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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