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화. 당교지를 벌하다 (2)
“가주님!”
궁교의 말에 당교지가 고개를 들어 계속해서 말했다.
“제가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몸종이 너무 고집이 센 탓입니다. 가주께서 저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반드시 일을 잘 처리하겠습니다.”
궁교의 눈 속에 한 가닥 비웃음이 스쳐 지나갔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다니, 정말이지 어리석은 여인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여인이 이용하기에도 훨씬 수월했다. 우습게도 궁근묵은 자신에게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 자고로 큰일을 이루려는 자는 사소한 일에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야 했다.
“네가 이렇게 완강하게 나오는 것을 보니, 너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주겠다.”
궁교는 담담하게 당교지를 향해 말했다.
“하나 아무리 그런다 한들 넌 당염원의 친여동생이다. 적당한 선은 지켜야 해. 네가 적당한 방법으로 그 몸종을 구슬린다면, 더 이상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을 게다.”
당교지는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염원을 매우 증오하고 혐오하는 당교지는 그녀를 그냥 죽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동운성에서 다시 만난 이후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당염원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고개를 들었다. 당염원을 정면으로 맞서려 하니, 사실 겁이 좀 났다.
“왜 그러지? 설마 하기 싫은 게냐?”
그때 궁교가 담담하게 물었다.
당교지는 그의 목소리에 서린 한기를 느끼고 이를 악물고 고개를 쳐들었다.
“아니요. 가주님을 위해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금 교지는 이미 대운해의 일원입니다. 대운해를 위해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교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거절할 리가요!”
실로 듣기 좋은 그녀의 말에 궁교의 마음도 약간 상쾌해졌다. 마침내 그의 얼굴에 진실한 웃음이 떠올랐다. 이내 궁교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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