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화. 벽해원 나들이 (3)
사릉고홍이 연주하는 칠현금 소리는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 하나를 던져 물결에 파문이 일고 사방으로 물이 튀는 듯한 느낌이었다.
분명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곡조인데, 가만히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연주하던 손을 멈추게 되었고, 한 명씩 연주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연주를 듣는 사람이라면 모두 저도 모르게 경쾌한 선율에 미소를 지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것처럼 단순한 행복을 느꼈다.
음악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사릉고홍이 칠현금 연주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걸 알 것이다. 그래야만 이처럼 칠현금과 하나가 된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배 안에서 당염원은 매화청주를 따라 한 잔, 또 한 잔 마셨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계속 사릉고홍에게 꽂혀 있었다. 그가 연주하는 곡조의 박자에 따라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리기도 했다. 술에 취한 건지, 아니면 곡에 완전히 심취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술을 마신 당염원의 입술은 촉촉하고 붉었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두 눈은 연주에 집중해 있었다. 고개는 계속 까딱거리며 사릉고홍이 연주하는 곡의 박자를 탔다.
사릉고홍의 눈에 떠오른 웃음기가 더욱 짙어지면서 그가 연주하는 곡조에도 부드러운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보통 사람들은 이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바닷가에 있던 전문 악사들은 모두 눈치챌 수 있었다.
당염원은 그렇게 주전자의 절반에 달하는 매화청주를 어느새 모두 마셔 버렸다. 두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고, 두 눈은 눈동자 속에 별이 박힌 것처럼 반짝거렸다. 당염원은 갑자기 두 손을 탁자에 받치고 몸을 기울여 사릉고홍의 입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러곤 다시 자리에 돌아와 웃으며 신나게 말했다.
“향기롭고, 부드럽고,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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