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7화. 타임슬립 한 게 분명해
사릉고홍이 몸을 돌려 가스레인지 앞에 섰다. 1초간 침묵하던 그는 손을 뻗어 스위치를 켰다.
펑!
푸른 불길이 스르르 일어났다.
사릉고홍의 눈에 당황이 스쳤다.
당염원이 태어난 세상은 그가 자라온 곳과 정말로 달랐다.
이 물건은 염홍대륙에서 사용하던 법술과 비슷했지만, 앤서니의 기억을 얻게 된 그는 이것이 법술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과학기술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놀라움은 빠르게 사라졌다. 이 물건들이 아무리 신기하다고 해도 사릉고홍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당염원이 만족할 만한 점심을 어떻게 만들어 낼지였다.
그는 한창 바쁘게 일하느라 한쪽에 있던 유파가 완전히 멍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나저나…….
의자 위에 있던 저 방석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유파가 당염원이 앉아 있는 의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원래 존재하지 않던 새하얀 비단 방석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아저씨, 보보도 이거 먹어도 돼요?”
아이의 달콤하고 낭랑한 목소리가 유파를 상념에서 깨웠다.
유파는 언제 자기 앞까지 다가왔는지 모를 아이를 내려다보며 당황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나 넋을 잃었던 거야? 아이가 다가오는 걸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그는 방금까지만 해도 이 아이가 그에게서 10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아저씨?”
두 주먹을 꽉 쥔 보보가 기대가 가득한 눈을 깜빡이며 유파를 바라보았다.
아!
유파가 마음속으로 울부짖었다.
너무 귀엽잖아!
“당연하지.”
유파는 생각도 해 보지 않고 승낙했다.
보보가 싱글벙글 웃으며 케이크가 놓인 장식장으로 달려가 신중하게 케이크 두 조각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유파의 곁으로 돌아와 그중 하나를 그에게 건네며 순수한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도 드세요. 보보가 제일 예쁜 걸로 골랐어요.”
이 미소에 유파는 금방이라도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이 아이는 정말로 다정하고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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