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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isie
Pas assez d’évaluations
756 Chs

615화. 단 한 사람을 위해 천하를 등지다 (8)

615화. 단 한 사람을 위해 천하를 등지다 (8)

“알겠소.”

사릉고홍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반쯤 투명해진 얼굴로 짓는 그 부드러운 웃음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서 모든 중생을 매료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완전히 들린 속눈썹 아래로 보이는 섬세한 두 눈동자는 당염원을 향한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원이가 화가 나서 나를 만나지 않겠다고 해도 나는 원이의 화가 풀릴 때까지 쫓아다닐 것이오.”

당염원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난 바보가 아니에요. 당신을 만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당신에게 복수하겠어요!”

사릉고홍의 눈빛은 더욱 온화해졌다.

염원, 나의 염원.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이제 거의 투명해져 버린 몸으로 당염원에게 가까이 다가가 몸을 기울였다. 그의 물빛 얇은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거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입맞춤이었다.

당염원의 담담한 눈동자가 격한 파동을 일으켰다. 그녀는 얼른 손을 뻗어 그를 안았다.

아무것도 없어!

사릉고홍의 몸은 이렇게 부서져 사라졌다.

하늘을 뒤덮고 있던 어둠이 서서히 걷히며 환한 빛이 황량한 대지를 비추었다.

당염원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어머니…….”

아이의 앳된 목소리와 함께 옥을 깎아 만든 작은 인형 같은 꼬마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꼬마는 작고 포동포동한 손으로 그녀의 옷자락을 잡으며 연신 애교를 부렸다.

“어머니, 저랑 놀아 준다고 약조하셨잖아요.”

사릉무사는 자신이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일 때 당염원이 가장 기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당염원이 허공을 붙잡고 있던 손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괴보랑 놀아 줘야지.”

사릉무사가 고개를 들었을 때 물방울 하나가 톡 하고 그의 얼굴로 떨어졌다. 그는 당염원의 손을 잡으며 그녀에게 몸을 가까이 기대었다.

Chapitre verrouil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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