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4화. 계획의 시작 (1)
한바탕 소탕이 끝났다. 요전은 과연 당염원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특히 요전의 보물창고는 약재 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두 사람이 떠난 후 검은색 박쥐 요수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쥐는 휑하니 바닥을 드러낸 보물창고를 보자마자 울고 싶어졌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는 대신 흑몽의 궁전으로 날아가 커다란 목소리로 처량하게 울부짖었다.
“선조, 보물창고가…….”
“무얼 가져갔더냐?”
흑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낮은 목소리만이 맴돌 뿐이었다.
흑풍편복(黑風蝙蝠)족 요수가 옥간을 내밀었다. 옥간에는 아주 세세한 것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잠시 후, 허공에 떠 있던 옥간이 부서져 가루로 변했다. 흑몽의 여유롭지도, 그렇다고 분노하지도 않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목이 좋군.”
흑풍편복은 아연실색했다. 선조, 지금 우리 요전의 물건을 빼앗긴 거라고요!
흑몽이 다시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찌꺼기는 몇 개 남겨 주었구나.”
흑풍편복 요수는 식은땀을 흘렸다. 선조, 설마 처음부터 우리 요전의 보물창고를 다 털릴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요?!
흑몽이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했다.
“나가 봐. 그들이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지 주도록 하고.”
흑풍편복 요수는 입가에서 피를 흘렸다. 선조, 목숨을 달라고 해도 줄 작정이신 거예요?!
궁전에서 한 줄기 광풍이 뿜어져 나왔다. 흑풍편복 요수는 이 강풍에 휩쓸려 밖으로 쫓겨났다.
흑풍편복 요수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궁전을 힐끔 뒤돌아본 후 돌아섰다. 그런데 그가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붉은 장포를 입은 사내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이 사람은 지난번에 요수족 선조를 위해 설선 일행에게 서신을 보냈던 화조(火雕)였다.
“화조!”
흑풍편복 요수가 붉은 장포 사내의 앞을 가로막으며 재빨리 물었다.
“솔직히 말해 봐. 선조께서 설선 일행 중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힌 건…….”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그들을 방임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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