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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isie
Pas assez d’évaluations
756 Chs

594화. 계획의 시작 (1)

594화. 계획의 시작 (1)

한바탕 소탕이 끝났다. 요전은 과연 당염원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특히 요전의 보물창고는 약재 방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두 사람이 떠난 후 검은색 박쥐 요수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쥐는 휑하니 바닥을 드러낸 보물창고를 보자마자 울고 싶어졌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는 대신 흑몽의 궁전으로 날아가 커다란 목소리로 처량하게 울부짖었다.

“선조, 보물창고가…….”

“무얼 가져갔더냐?”

흑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낮은 목소리만이 맴돌 뿐이었다.

흑풍편복(黑風蝙蝠)족 요수가 옥간을 내밀었다. 옥간에는 아주 세세한 것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잠시 후, 허공에 떠 있던 옥간이 부서져 가루로 변했다. 흑몽의 여유롭지도, 그렇다고 분노하지도 않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목이 좋군.”

흑풍편복은 아연실색했다. 선조, 지금 우리 요전의 물건을 빼앗긴 거라고요!

흑몽이 다시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찌꺼기는 몇 개 남겨 주었구나.”

흑풍편복 요수는 식은땀을 흘렸다. 선조, 설마 처음부터 우리 요전의 보물창고를 다 털릴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요?!

흑몽이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했다.

“나가 봐. 그들이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지 주도록 하고.”

흑풍편복 요수는 입가에서 피를 흘렸다. 선조, 목숨을 달라고 해도 줄 작정이신 거예요?!

궁전에서 한 줄기 광풍이 뿜어져 나왔다. 흑풍편복 요수는 이 강풍에 휩쓸려 밖으로 쫓겨났다.

흑풍편복 요수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궁전을 힐끔 뒤돌아본 후 돌아섰다. 그런데 그가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붉은 장포를 입은 사내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이 사람은 지난번에 요수족 선조를 위해 설선 일행에게 서신을 보냈던 화조(火雕)였다.

“화조!”

흑풍편복 요수가 붉은 장포 사내의 앞을 가로막으며 재빨리 물었다.

“솔직히 말해 봐. 선조께서 설선 일행 중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힌 건…….”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그들을 방임한단 말인가?

Chapitre verrouil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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