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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isie
Pas assez d’évaluations
756 Chs

582화. 임군사의 각성

582화. 임군사의 각성

아득히 먼 무진산맥 위.

백 장 길이의 흑룡이 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먼 곳을 바라보는 용의 푸른 눈은 바닷속처럼 깊었다. 흑룡이 세찬 폭풍을 일으키며 산꼭대기에 서 있는 사람에게로 방향을 틀었다.

산꼭대기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임군사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산꼭대기에 섰다. 금빛이 도는 남색 장포를 걸쳐 벌거벗고 있던 가슴과 등을 가린 채였다. 훤칠한 몸은 여전히 늘씬했지만 다소 두꺼워져 있었고, 검은 머리칼은 차분히 등 뒤로 늘어졌다.

그에게서 멀지 않은 곳의 나무 꼭대기 위에는 설진이 조용히 앉아있었다. 온몸을 칙칙한 녹색으로 감싼 그의 모습은 일부러 숨지 않아도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 흑룡은 이미 검은 장포를 입은 사내의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러나 침착한 검푸른 눈동자는 변함없이 아득하고 깊었다. 임군사의 앞에 선 그가 설진을 힐끔 쳐다본 후 말했다.

“주인님의 명이다. 돌아가자.”

먼 곳을 바라보던 임군사가 시선을 거두어 흑룡 황아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가 잘생기고 청아한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그의 웃음은 방자하면서도 여유로웠고 눈빛은 시간의 누적에 따라 예전보다 한층 더 깊어져 있었다.

“지존과 함께 낙강하여 세상으로 떨어졌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어. 게다가 지존에게 그런 멍청한 잘못을 저지르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하다니 말이야.”

그 말을 들은 흑룡 황아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Chapitre verrouil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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