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2화. 당염원의 과거 (2)
고양이처럼 몸을 쭈그리고 숨을 죽인 채 조심스러운 자세로 열대우림 속에서 잠복해 있는 전생의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당염원의 머릿속에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기억이 있을 때부터 그녀는 이미 늙은 괴물의 곁에 있었다. 그녀는 대여섯 살 때부터 그를 위해 차와 물시중을 들었다. 일 년 후부터 늙은 괴물은 그녀에게 독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교적 평범한 독약이었다. 그것은 독극물에 대한 그녀의 저항성을 천천히 키워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녀를 이곳에 버렸다.
여자아이의 부자연스러울 만큼 창백한 피부는 바로 독극물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여자아이는 계속 그 자리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먹을 것이 아예 없을 때를 제외하고, 아이는 배가 고파 견딜 수 없어졌을 때가 되어서야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가 배를 채웠다. 아이는 나무뿌리든 독이 없는 벌레든 독이 없어 안전한 것이라면 뭐든지 먹었다. 게다가 그런 걸 먹을 때에는 그렇게 역겨운 음식을 먹는 건 아니라는 듯 아이의 표정에는 아무런 괴로움이 없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다. 이 열대우림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일 년에 해당하는 시간이었다. 열대우림 안에는 사람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가득 차 있었고, 피비린내를 풍기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월골 체질로 태어난 데다 이미 독에 온몸이 잠식당했기 때문에 열대우림의 맹독 곤충에 물려도 죽지 않았다. 이는 그녀에게 행운이자 불행이었다. 독충에 물려 죽지는 않는다고 해도 고통을 느끼는 건 얼마든지 가능했다. 게다가 그녀의 몸은 독을 가진 생명에게 몹시 매력적이었기에 독충들을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녀가 가진 석궁은 장거리 무기였다. 그러니 석궁은 지금 같은 상황 속에서 아무런 힘이 없는 어린 소녀에게는 아주 좋은 무기였다. 여자아이는 이 석궁으로 요 며칠 동안 자신을 발견한 열두 명의 사람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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