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화. 임활흔의 절망
방웅이 능청스럽게 감탄을 내뱉었다.
“이런 상황이 바로 시서에 종종 등장하는 ‘원앙은 부럽지만 신선은 부럽지 않다.’라는 상황이로구나.”
옹졸한 표정을 지으며 탄식하는 그의 모습을 본 홍미 등 세 사람은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리며 생각했다.
같은 말이라도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면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니까. 방웅의 입에서 나온 말은 뭐든 그 재미가 남달라. 정말이지 대단한 재능이야.
연무대 아래에서 네 사람이 분분히 의견을 나누고 있을 때, 연무대 위에서도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오자진이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뛰어올라 하늘에서부터 임경옥을 향해 곤봉을 내리쳤다.
엄청난 강풍이 불어오며 임경옥의 머리칼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임경옥이 자기도 모르게 크게 소리쳤다.
“아버지-!”
그의 울부짖음은 몹시 처절하고 절망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임구중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아버지가 정말로 우리를 버리셨단 말인가?
임경옥은 절망 속에서 생각했다. 그는 줄곧 언젠가는 자신이 구중천의 소야들 중에 최고가 될 것이라고 여겼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구중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재능이 없는 소야였다고 해도 말이다. 어쨌든 구중천이 천군의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 결국 원하던 자리를 얻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은 여전히 구중천의 소야였다.
구중천은 그의 세력이었고 그가 기댈 곳이었으며 영원히 뚫리지 않을 그의 보호막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이 이 곤봉의 공격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날 것임을 직감했다.
챙!
오자진의 황금봉과 임경옥의 영검이 부딪히며 귀에 통증이 일어날 정도의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컥!”
임경옥이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의 빛이 사그라들며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공격을 명중시키지 못했지만 오자진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기습하려 하던 임활흔을 돌아보았다.
Soutenez vos auteurs et traducteurs préférés dans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