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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isie
Pas assez d’évaluations
756 Chs

487화. 시간 끌기의 진상

487화. 시간 끌기의 진상

이 순간 모용치순을 제외한 모용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죽어 없어졌다. 땅 위에 남은 것은 오로지 천천히 푸른 풀밭 위를 흐르며 비린내를 풍기는 핏물뿐이었다.

모용치순은 자기 가문의 사람들의 죽음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계속해서 웃어댔다. 그의 웃음소리는 무려 숨을 세 번 내쉴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멈췄다.

혼탁하고 음침한 두 눈이 당염원과 사릉고홍이 있는 방향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곧이어 진욱에게 옮겨진 시선은 다시 당염원과 사릉고홍 두 사람에게로 돌아갔다.

이렇게 세 번을 오가는 사이 모용치순의 눈동자 속 싸늘하고 사악한 기운은 더욱더 짙어져 있었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인의 침입에 대해 심문하려고 내 목숨을 남겨 둔 건가? 정말 쓸데없는 짓을 했군! 하지만 정 알고 싶다면 이 노부가 알려 주지 못할 것도 없지.”

모용치순의 이런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달라지지 않은 건 당염원과 사릉고홍 두 사람뿐이었다. 사릉고홍은 여유롭게 의자에 기대어 즐거워하며 당염원에게 음식을 먹이고 있었다.

당염원은 그의 품에 편하게 안겨 있다가 그가 음식을 입가에 가져다주자 입을 벌리고 그것을 받아먹었다. 그녀의 담담한 눈빛이 모용치순을 향했다. 그 모습은 어떻게 보아도 모용치순을 재능도 없으면서 괜히 날뛰는 소인배로 치부하는 듯했다. 별다른 흥미는 없었지만 그가 어떤 계책을 부릴 수 있을지, 과연 정말로 그녀의 흥을 돋울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었다.

모용치순은 이곳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당염원과 사릉고홍, 이 두 사람에게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절대 당염원과 사릉고홍의 모습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염원의 이러한 눈빛을 마주하니 그의 마음속에서 스스로의 혼백까지 불태울 수 있을 것처럼 뜨거운 분노가 일었다. 정말이지 미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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