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믿음
북쪽의 별채로 돌아오니 이미 정오가 되어 있었다. 사릉고홍은 직접 점심 식사를 준비해 왔고, 당염원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마쳤다. 그런 뒤 두 사람은 함께 죽림정의 정자에 앉았다. 그 옆을 수람과 주묘랑이 지켰다.
당염원이 사릉고홍의 품에서 그를 정면으로 마주 보며 물었다.
“고홍은 사령을 얻은 적이 있나요?”
의문문이긴 했지만 당염원의 얼굴엔 확신이 묻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릉고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얻기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열흘.”
당염원이 다시 물었다.
“뱀굴에서 뱀에게 물린 적이 있나요?”
“응.”
“광인곡에서 쫓기다 죽임을 당하고, 만독담에서 음해당하고, 음살전에서 도살도 당했나요?”
“응.”
“도망갔다가 살아남은 사람도 있나요?”
“기억이 안 나는군.”
“아.”
당염원은 눈을 내리깔았다. 다소 실망한 기색이 엿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실망하는 모습을 사릉고홍이 어찌 볼 수 있겠는가.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찾아볼 순 있소.”
당염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빨리 찾아본다 한들 내일 새벽부터 떠나야 하니 불가능했다. 이왕 모르는 이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도 될 것이다.
“사령을 얻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당염원은 바보가 아니었다. 사릉고홍은 분명 사령을 얻어 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을 터였다. 방법을 알기만 하면 되었다. 중간에서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당염원은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
“알겠소.”
사릉고홍이 미소 지으며 당염원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주묘랑은 ‘사령’ 두 글자를 듣고 나자 표정이 변했다. 주모님께서 정말 사련에 가서 사령을 얻으려는 건가? 그건 절대 사소한 일이 아니었다. 장주께선 어떻게 승낙하실 수 있지? 잠깐 천만전에 다녀오시더니 왜 이렇게 변하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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