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화. 안타까운 부모의 마음 (2)
신희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안 그래도 당신들이 이득인 일이었어요. 그런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런 훌륭한 연기를 펼쳤죠!”
흑요석처럼 새까맣지만 너무 밝아서 감히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드는 두 눈동자가 설혹의 몸 위로 차분히 내려앉았다. 눈동자 속의 일렁이는 파도는 이 눈동자의 주인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불만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경홍선자에게 당신들의 무료 연단사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다니, 정말이지 잘도 그런 생각을 해냈네요!”
노려보는 시선에 설혹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벌렁거렸다. 신희의 성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옆에 있던 축염이 말을 이었다.
“그냥 해 본 말일 뿐이지, 우리도 정말로 당염원을 공짜 노동력으로 여기진 않을 것이오. 우리가 당염원에게 화형단을 만들 약재를 주지 않는다면 이 약조 역시 우스갯소리에 불과하니까.”
신희가 마치 축염의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한 겁니다. 내가 강요한 게 아니에요.”
축염은 속으로 생각했다.
확실히 넌 우리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지. 하지만 갑자기 선조의 말을 반복한 건 무슨 속셈이지? 한담하는 척하면서 계속 당염원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건 또 무슨 속셈이고? 넌 우리 모두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게냐?
신희는 축염이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소년은 두 눈을 초승달처럼 가늘게 뜨고 수려한 얼굴에 밝고 깨끗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경홍선자가 그렇게 쉽게 타협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죠. 본래 경홍선자는 자신이 만들어 낸 단약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색하게 굴지 않아요. 아마 나중에 백려와 홍려가 화형단을 부탁했다고 해도 거절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이런 거래를 승낙받고 얻어낸 결과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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