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화. 성자의 출현과 사법자 신희 (3)
당염원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내를 그리워하자 사릉고홍은 마음이 불편해졌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가 그리워하는 사내가 아무리 그의 혈통이라고 해도.
그녀가 그리워하는 사내가 아무리 십 년 동안 보지 못한 피붙이라고 해도 말이다.
사릉고홍의 소유욕은 자신의 아들을 상대로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제 아들이라는 이유로 당염원의 마음을 공유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그렇다고 사릉고홍이 괴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저 당염원과 관계된 일이라면 사릉고홍은 이토록 치사하고 유치하며 고집스럽게 변할 뿐이었다. 심지어 그는 누가 보아도 유치하게 생각할 만한 유아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당염원의 눈에는 사릉고홍의 이런 행동이 전혀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본 두자약은 냉정하게 시선을 거두었다. 무언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게 있었지만, 확실히 감이 잡히지는 않았다.
허공에 떠 있던 신희가 입을 살짝 삐죽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정확하진 않지만 눈앞의 이 광경이 별로 달갑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이 모습을 본 두자약은 만약 당염원을 흠모한다고 했던 신희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장면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경홍선자께서 승낙해 주시니, 더없이 기쁘네요.”
얼굴의 미소를 되찾은 신희가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서책을 계속해서 뒤적였다. 그리고 당염원에게서 시선을 돌려 당염원 일행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던 홍려를 쳐다보았다.
신희의 눈빛은 검은 쓰개에 가려져 있었지만 홍려는 소년의 시선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긴장을 풀고 있던 몸에 빠르게 힘이 들어갔고, 까맣던 눈동자도 조금씩 핏빛으로 물들었다. 의인화된 영기로 가득 찬 뱀이 고개를 들고 신희를 마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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