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화. 조상의 전승 (2)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자, 그녀는 어느새 옥석 바로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녀가 손을 뻗어 녹녹의 조각을 흡수하려 하자, 거세지만 온화하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려는 것 같진 않은 어떤 기운이 느껴졌다. 이에 당염원은 절로 뻗었던 손을 멈추었다. 곧이어 그녀의 눈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자는 청록색의 소박한 옷을 입은 노인이었다. 외모는 노인 같았지만, 그의 허리는 조금도 구부러짐 없이 곧게 뻗어 있었다. 이목구비에서 세월이 느껴졌지만 주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몇 가닥 섞여 있는 검은 머리칼은 매우 간결하고 깨끗하게 묶여 나무로 조각한 떨잠에 고정되어 있었다.
아주 무해해 보이는 노인의 미소는 마치 햇빛처럼 더없이 자애롭고 따스하여 한눈에 봐도 친근한 느낌을 받게 했다. 그러나 그의 몸에서 솟구치는 기운이 수련의 경지가 매우 강대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건 원영기의 수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허영이었다. 이 허영은 이곳에 고의로 나타난 것이 분명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물론 당염원은 이를 알 수 없었다. 다만…….
공중에 떠 있는 녹녹의 조각을 보자, 당염원은 이 허영의 등장이 틀림없이 옥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노인은 비록 허영이지만 이상하리만치 현실적이고 진실한 느낌을 주었다. 노인은 고개를 숙이고 당염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의 지혜로운 눈동자에서 한 번에 여러 가지 빛이 반짝였다. 그 빛들은 모두 한순간에 나타났다가 또 한순간에 사라져 보는 이들에게 추측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노인의 두 눈은 이내 상서로운 미소를 되찾았다. 방금 전 한순간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감정의 눈빛들은 마치 환각에 불과한 것만 같았다.
당염원은 노인의 눈빛을 조금도 피하지 않고 눈을 마주치다가 잠시 후 물었다.
“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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