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화. 능청스러움 (2)
“건방진 늙은이!”
백려의 좁고 긴 눈에 신랄한 비웃음이 떠올랐다. 이마에 있는 반달 표식은 반짝거리며 빛을 발했고, 칠흑 같은 눈에서 눈부신 은빛 섬광이 반짝이는 것이 마치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동명은 이를 보고 살짝 놀랐다.
회심의 일격은 실패로 끝나고, 군중들도 아직 완전히 선동되지 않았다. 하동명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펑! 펑펑! 퍼엉!
바로 그때 익숙한 폭발음이 귓전을 때렸다. 알고 보니 청명산수도에 빨려 들어갔던 허령 꼭두각시들이 자폭한 것이었다. 그렇게 순순히 빨려 들어갈 그들이 아니었다. 청명산수도의 흉포한 흡인력에 저항하기는 힘드니, 청명산수도에 가까워졌을 때쯤 자폭하기를 택한 것이다. 자폭이 일으킨 엄청난 위력은 청명산수도의 흡인력을 망가뜨리고 약해지게 만들었다.
하동명은 이에 다시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때 그는 백려와 홍려에게 붙잡혀 있었기 때문에 청명산수도를 따로 통제할 수가 없었다.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거두어들이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거두어들였다가 꼭두각시들이 오히려 자신을 포위하고 자폭하면 어떡하나?
하동명이 아직 망설이고 있을 때, 원제민은 허령 꼭두각시의 자폭 덕분에 자신을 짓누르는 압박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때를 틈타 당염원과 조금 가까워지고자 했다.
원제민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불현듯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당염원의 손에서 지연백화가 타오르고 있었다. 이를 본 그의 두 눈이 절로 번쩍였다.
일찍이 당염원이 천지영화를 품고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은 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다. 지금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보니 천지영화가 과연 범상치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약수로서 천지영화를 가지게 되면 단약 조제의 성공률과 단약의 품급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공격의 이기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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