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혼쭐이 난 관자초 (2)
괴보는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작은 손가락으로 얼음 위에다 요리조리 선을 그었다. 잠시 후, 괴보는 머리를 돌려 황궁이 있는 방향을 보았다.
몇 사람이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수람, 목령아, 엽씨 자매, 전창전, 이경과 서수죽이었다.
염국 황궁은 다른 나라처럼 황실의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었다. 염국의 황궁에는 사릉고홍과 당염원의 직계 부하들의 거처도 있었다. 이렇게 하면 그들은 항상 함께 모일 수 있거니와 되도록 빨리 사릉고홍의 지령을 받을 수도 있었다.
조금 전 천둥소리가 울렸을 때, 일곱 사람은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각자 하던 일을 내팽개친 채 이쪽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잠시 후, 일곱 명은 세 식구 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모두가 무사하다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그제야 일곱 명의 얼굴빛이 평소의 상태를 회복했다. 그리고 모두가 일제히 말했다.
“황상, 황후, 태자 전하를 뵈옵니다.”
사릉고홍은 당염원에게 기댄 몸을 일으키지 않고 고개만 살짝 기울여 일곱 명을 쳐다보았다.
당염원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수람, 목령아, 엽씨 자매는 모두 고개를 저었고, 전창전과 이경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걸 보고 화들짝 놀라 달려온 것이었다. 앞에 있는 세 사람이 무사한 것을 확인했기에 딱히 보고할 일은 없었다.
그때 서수죽이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소신에게 보고할 것이 있습니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쏟아졌다.
서수죽은 평온하게 말했다.
“오늘 황성에 다른 나라의 사자(使者) 열 명이 와서 황상을 뵙길 청했습니다. 긴히 이야기 나눌 나랏일이 있다고 했는데…….”
서수죽이 말을 잠시 멈추자 옆에 있던 엽연교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이 일을 왜 우린 모르지요? 우리 어사의 일 아닙니까?”
엽목향도 똑같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수죽을 보았다.
서수죽은 담담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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