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9화. 한가의 멸망
이번 결투에서 용일의 소모 또한 극에 달했다.
여러 번의 결투를 거치며 체력을 소모했을 뿐 아니라 번지는 살육의 기운을 통제하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했다. 용일이 고통과 유혹을 억제하는데 사용한 힘은 평범한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것이야말로 원기를 가장 손상시키는 일이었다.
용일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어 끝없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교는 말에서 내려와 용일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뚫어지게 용일을 바라보았다.
“용일, 뭐 보고 있어? 예전의 일이 생각난 거야? 너 다쳤어. 흑풍왕 타고 돌아가.”
다음 순간, 용일이 고교를 허리춤에 끼웠다.
고교는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머리와 다리를 동시에 바닥에 떨구고 다 포기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조금 전에는 그저 숨을 쉬고 있었던 거야?
역시, 용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까.
암혼의 실력이 얼마나 변태적일지는 몰라도, 용일의 실력이 더하다고 보면 되었다.
용일은 고교를 데리고 국공부로 돌아갔다.
* * *
한편, 궁에서도 투쟁이 끝났다.
왕서가 한부를 잡았고, 어림군은 그들을 이끄는 한부가 잡히는 것을 보자 사기가 꺾여 곧바로 투항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한 씨였다.
암혼이 한 씨를 황궁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한 씨는 사전에 준비해둔 마차를 타고 가버렸다.
그리고 암혼만 남아서 고교를 상대했다. 다만 암혼은 고교의 길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용일의 손에 숨통이 끊어졌다.
암혼은 한 씨가 들고 있는 가장 큰 패였으며, 심지어 가짜 국군보다 더 중요했다.
암혼이 한 씨에게 충성을 다 하지 않았다면 한 씨가 어떻게 쉽게 어서방의 소식을 훔쳐 들을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가짜 국군이 암암리에 진짜 국군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왔겠는가?
태녀가 여자 노비로 팔려갔을 때도 암혼의 역할이 컸다.
한 씨는 가짜 국군은 잃어도 절대 암혼을 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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