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9화. 말로 (1)
정원에는 고후야와 고근유만 남았다.
고근유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고후야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제 말 좀 들어보세요…….”
그런데 고후야의 목소리는 딱딱했다.
“차루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아버지…….”
고근유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렸다.
고후야가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차루에서 장옥항은 약에 취했고, 너는 하마터면 그에게 모욕을 당할뻔했다. 이것이 사실이냐?”
그런데 이때, 고염이 갑자기 나무 뒤에서 튀어나왔다.
“당연히 아니죠! 장월혜가 누군가를 해치려는 것을 보고 따라가서 구경하려다가 안군왕이 실수로 약을 먹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안군왕이 입구에서 잡아당긴 게 아니라 자기 발로 스스로 들어갔다고요!”
고장경은 골치 아픈 듯 이마를 잡으며 고염을 잡아당겼다.
“됐어. 그만해. 이제 돌아가서 자도 되지?”
“아직 말을 다 못했어요.”
고염이 고장경의 품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는 조금 전에 고장경에게 끌려갔다가 입이 닳도록 설득했다. 그리하여 고장경은 하는 수 없이 경공으로 그를 데리고 돌아왔다. 어떻게 돌아온 건데 할 말을 다 해야 했다.
그는 정원을 반 정도 사이 두고 고후야에게 소리를 질렀다.
“안군왕이 어서 도망가라고 했는데 기어코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안군왕은 도무지 자신이 통제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칼로 자기를 찌른 것이지요. 그리고 계속 ‘안군왕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의원 불러드릴까요’ 하는 말만 계속했어요. 의원은 무슨 염병! 장월혜가 약을 먹이는 걸 뻔히 봤으면서 무슨 일이지 모른다고?”
고장경은 도무지 들을 수가 없어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누가 너에게 이렇게 입에 담지 못할 말을 가르쳐준 거야!”
예전에는 고염이 매우 착했는데 선평후가 벽수 골목에 들어온 후부터 점점 더 말썽꾸러기가 되었다.
“저, 엉엉엉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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