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맹세
날은 화창했다. 저잣거리에는 쉼 없이 사람들이 오갔다.
고 후야는 찻집 2층 곁채에 앉아 차를 음미하면서 마부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창문을 활짝 열었다. 햇살이 따사로웠다.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으나 경성의 떠들썩함과는 달랐다. 읍의 열기에는 현지만의 풍토와 인정이 있었다.
“…… 마을로 갔습니다. 그 집안도 고씨 가문이었습니다.”
마부가 말했다.
사안이 중대하므로, 후야는 모두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일을 맡겼다. 마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부는 고씨 집안에서 알아낸 정보를 낱낱이 말했다.
상대도 고 씨라는 말을 들었을 때. 후야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그 아이가 뒤바뀐 아이라는 말을 듣자 손에 쥔 컵을 탁자 위로 떨어뜨렸다.
마부는 놀라서 물었다.
“후, 후야, 괜찮으십니까?”
후야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괜찮다. 그래서, 사람은?”
마부가 말했다.
“오고 계십니다. 황충이 제게 미리 어르신께 알리라 했습니다. 그가 곧 아가씨를 데리고 올 것입니다.”
후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물러가거라.”
“예, 후야.”
마부는 물러갔다.
결국 그 아이를 찾았다. 예상보다 그리 많은 우여곡절은 겪지 않았다. 아마도 하늘이 그에게 그녀를 돌려주려는 것이겠지.
아이가 그를 많이 닮았을지 요 씨를 많이 닮았을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후야는 점점 가만히 앉아있기 힘들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막 찻집을 나올 때, 그는 딤섬을 든 꼬마와 부딪혔다.
꼬맹이는 ‘아이구’ 소리를 내며 바닥에 엎어졌다. 그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딤섬 한 상자가 바닥에 데굴데굴 떨어졌다.
꼬마는 오랜만에 얻은 딤섬이 땅에 떨어지자 상심하여 그 자리에 선 채 굳어버렸다.
“정공아, 왜 그래?”
고교는 멀지 않은 곳에서 탕후루(糖葫芦)를 사다가, 아이가 바닥에 엎드린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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