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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비밀 통로

138화. 비밀 통로

정 사업은 최근 바쁜 일이 많아서 거의 국자감에서 살다시피 했다.

곧 정식 좨주가 될 테니 남들에게 보이는 것도 중요했다.

소육랑이 그가 명휘당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장태부를 찾아가 한참 동안 설득했고, 장태부는 또 황제 앞에서 입이 닳도록 정 사업을 칭찬했다. 그리하여 간신히 명휘당에서 자리를 마련했다.

그렇지만 외당에만 출입이 한정되었다. 내당은 정식으로 좨주가 된 후에야 들어갈 자격이 주어졌다.

정 사업은 탐욕스런 눈빛을 빛내며 내당의 대문 앞에 서 있었다.

“곧 들어간다! 내가!”

그는 종일 일했던 터라 배가 조금 고팠다.

사람을 불러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하고 싶었으나, 외당에는 음식을 먹을만한 곳이 없어 하는 수없이 명휘당을 나섰다.

문밖에 서 있던 호위무사가 다가와서 물었다.

“어르신, 배고프신가요? 사업당에 가셔서 좀 드시겠습니까? 드시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제가 사람을 불러서 해드리라고 하겠습니다.”

정 사업은 며칠 전 명휘당에 들어간 후부터 사업당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사업당은 자신의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정 사업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아니다. 밖에 나가서 먹겠다.”

연말이라 처리해야 할 공문이 너무 많았기에, 정신도 좀 맑게 할 겸 밖으로 나가서 밥을 먹고 오기로 마음먹었다.

정 사업은 기분 좋게 국자감을 나갔다.

* * *

고교가 담을 넘어 명휘당에 들어왔을 때, 정 사업은 자리에 없었다.

고교는 그가 언제 돌아올지 몰라 이곳에서 기다릴지 밖으로 찾으러 나갈지 잠시 망설였다. 그때 어디선가 매우 미약한 숨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숨어 있다!

정 사업인가?

그놈이 미리 알고 숨어 있는 것인가?

검은 옷을 입은 고교는 탁자를 짚고 뛰어넘어 기둥 뒤에서 사람 하나를 끄집어냈다.

“서방님.”

고교의 주먹이 허공에서 멈춰버렸다.

그는 곧장 주먹을 내려놓고는 진지하게 소육랑을 바라보았다.

“늦었는데 집에 안 가고 이곳에서 뭐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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