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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0화. 솔직함

1060화. 솔직함

신양 공주는 눈을 깜빡이다가 곧바로 시선을 돌려 희복을 가져왔다. 총 세 가지인데 내의, 중의, 희복이었다.

선평후는 신양 공주가 옷을 입힐 수 있게 두 팔을 벌렸다.

신양 공주는 선평후 가까이에서 이 남자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운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묘하게 빠져드는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녀는 두 손을 그의 등 뒤로 감아 허리띠를 묶어주었는데 이 동작은 마치 자발적으로 그를 끌어안는 것 같았다.

잠시 부주의하여 그녀의 얼굴이 선평후의 탄탄한 가슴에 닿았다.

그러자 선평후가 갑자기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녀는 흠칫 놀라며 다급하게 뒤로 물러나 고개를 들고는 당황하며 물었다.

“아파요? 상처 부위를 건드렸나요?”

선평후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뼈대가 분명한 손으로 그녀의 볼을 만지며 엄지로 부드러운 입술을 가볍게 눌렀다.

그의 눈빛이 점점 짙어졌고, 목은 잠겨 있었다.

“진풍만, 설마 내가 여기서 당신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거요?”

그녀는 하늘이 질투할 정도로 잘생긴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의 매혹적인 숨소리를 느꼈다. 순간 정신줄을 놓은 신양 공주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었다.

“그럼…… 가질래요?”

신양 공주의 말이 나오는 순간 방 안에는 족히 삼 초 동안이나 정적이 흘렀다.

선평후가 조용해진 이유는 신양 공주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신양 공주는 겁많은 토끼처럼 콕 찌르기만 해도 도망가는 사람이었다. 신양 공주를 놀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렇게 예상 밖의 답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선평후는 순간 피가 솟구치면서도 어리둥절해졌다.

신양 공주가 조용해진 이유는 제 입으로 이런 말을 내뱉었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녀는 말을 내뱉는 것과 동시에 후회했다.

나 지금 뭐라는 거야?

귀신에게 홀린 건가?

이 사람과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어서 물든 건가?

그녀는 뒤늦게 어색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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