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화. 인내심
종문정은 그날 영천사에서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았을 때 봤던 영준한 뒷모습을 한 사내가 펄쩍 말에 올라탄 후 떠나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보았던 장소와 그 사람의 옷차림을 생각해보니 꿈속에서 본 것과 일치했다. 그러니까 이 꿈은 실제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란 소리였다.
왜 자신이 이런 꿈을 꾸게 된 건지 종문정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곧 심모가 왜 미인당에서 그녀에게 그렇게 정교하고 비싼 머리 장신구를 선물하면서 심가 큰공자가 자신이 화가 났을까 걱정하며 심모에게 대신 꼭 사죄를 드리라고 했다고 한 건지 깨닫게 되었다…….
심가 큰공자는…… 그녀를 애모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 종문정은 밤새 얼굴이 화끈거려 뒤척거리다 한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 * *
눈 깜짝할 사이 하루가 또 지나갔다.
심모가 시집가기 전전날 오후, 심랑지가 서원에서 돌아왔다. 심모가 시집갈 날이 이틀도 채 남지 않았으니 친오라버니인 그가 직접 친여동생의 혼례 준비를 도와주기 위해 휴가를 내고 온 것이었다.
조정의 휴무일은 심요의 혼롓날이었지 심모의 혼롓날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이 조정의 공식적인 휴무일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조정 휴무 여부는 황제의 한마디면 해결될 일이었으니 말이다.
평소에 훤친왕세자를 아꼈던 황제는 훤친왕세자의 혼롓날에 대신들이 축하하러 갈 수 있도록 특별히 휴가를 하루 주었다.
대신들은 그날 황제가 아마도 직접 훤친왕부에 가서 훤친왕세자의 혼례식을 직접 지휘하지 않겠냐고 추측했다.
조정에서 심모의 혼롓날을 특별 휴무일로 지정하고 나니 악록서원도 그날 휴강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심랑지가 심모를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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