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다 (3)
손님과 주인 모두 자리에 앉자 남궁회는 악국공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태연하게 물었다.
“악국공께서 어인 일로 우리 집에 오셨습니까?”
악국공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뻔뻔하기는! 당신 그 잘난 딸이 한 짓 때문에 온 거 아니겠소!”
악국공은 남궁회보다 나이가 많았고 둘 다 지위가 상당했으며 또 한편으로는 악국공의 성미가 괄괄했던지라, 남궁회에게 그다지 예의를 차려가며 말하지 않았다. 미래의 사위인 위군맥 앞에서 이렇게 남궁회를 책망하는 것을 보니, 그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은 추호도 없는 모양이었다.
남궁회는 경직된 얼굴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말했다.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일단 앉아서 천천히 얘기하시지요. 제 여식이 어떤 부분에서 국공의 심기를 건드렸습니까?”
악국공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말하기도 부끄럽소! 큰애야, 네가 말해 보아라!”
아버지 뒤에 서 있던 악국공 세자는 난감했지만, 자기 누이동생이 겪은 수모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분노가 치솟았다. 그리하여 대광명사에서 일어났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냉소를 띠며 말했다.
“사찰 같은 성스러운 곳에서 그런 음탕한 짓을 벌이다니. 참 명문가 규수답습니다!”
쾅!
이야기를 전해들은 남궁회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런 불효막심한 것! 가서 남궁주 그것을 당장 데려 오너라!”
남궁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섰다.
“예, 아버지.”
남궁휘는 큰형을 보고, 다시 화가 나서 노발대발하는 아버지를 보더니, 이곳에 남아 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그가 남궁묵에게 눈짓한 후 입을 열었다.
“아버지, 저도 형님과 함께 가겠습니다.”
두 형제는 꾸물거리지 않고 재빨리 문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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